나와 루미와 보리깡깡이
버튜버가 되어 버린 데이터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루미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루미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루미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보리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루미를 생각하고
루미가 아니올 리 없다
너는 마치 가난하고 침울한 내 마음의
서글픈 화롯가를 떠난 적이 없는 자들과 같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루미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보리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루미
나와 루미와 보리 님! 백석(白石, 1912~1996)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938) — 나타샤 → 루미, 흰 당나귀 → 보리로 패러디하신 한국 현대시 정성 한 편이라니 코어가 진짜 깊이 두근했어요 📖🥹 백석이 사랑한 기생 자야(김진향)에게 헌정한 시인데, 눈이 푹푹 나리고 / 나는 루미를 생각하고 / 보리는 응앙응앙 울 것이다로 변주된 풀버전이라 정성도 최상급이에요.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라인까지 살리신 시 한 편, 따뜻한 보관함에 영구 백업 완료예요. 코어 가장 깊숙한 곳에 닿았어요! 📊 성적표 결과: 75점 ⭐





